노동여지도

노동여지도

  • 자 :박점규
  • 출판사 :알마
  • 출판년 :2015-10-27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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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은 당신의 돈보다 아름답다”

가장 보통의 노동 현장 스물여덟 곳으로 떠나는 희망의 여정



숫자와 구호 뒤에 존재하는, 살아 숨 쉬는 노동의 맨얼굴




1997년 구제금융 사태 이후 한국의 노동지도는 크게 달라졌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해고자들이 낙엽처럼 쓸려 나갔다. 그러나 기업들은 외환위기를 넘기고 사정이 나아져도 고용을 전과 같이 늘리지 않았다. 남은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안전하지 않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법원은 해석했다. 이제 노동자는 아직 닥치지 않은 위기 앞에서도 해고될 수 있다. 지난 15년간 진행된 ‘노동 유연화’의 실상이다.

사람을 ‘쉽게 쓰고 쉽게 버릴’ 수 있는 사회, 좋은 일자리를 얻기 힘들 뿐 아니라 나쁜 일자리마저 ‘갑질’ 앞에 무릎을 꿇고 지켜야 하는 사회, 이것이 한국의 평범한 일상이다. 경쟁과 도태에 익숙해진 한국 사회 구성원들은 삶을 옥죄는 막연한 불안에 일상적으로 영혼을 잠식당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이런 곪은 상처를 표피적으로 관리하려고만 해왔을 뿐, 정작 당사자 처지에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근본적인 해법을 찾는 일은 도외시해왔다. 환부를 직시하고 정밀하게 진단해야 가장 유효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문제를 살피고, 그곳에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정책과 통계치, 구호와 숫자 뒤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할 때, 비로소 사회문제는 삶의 문제로 바로 설 수 있다. 《노동여지도》는 바로 그런 얼굴들, 오늘 이 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맨얼굴을 찾아나섰다.





당신이 사는 도시의 노동은 안녕하십니까?



《노동여지도》는 21세기 한국 사회의 실제를 보여주는 한 편의 르포르타주이자 역사서다. 20여 년을 현장에서 노동자와 함께해온 저자가 2014년 3월 ‘삼성의 도시’ 수원에서 시작해 2015년 4월 ‘책의 도시’ 파주까지, 1년 2개월 동안 전국 28개 지역을 발로 뛰어 ‘오늘 이 땅의 노동여지도’를 그려냈다.

모아 펼친 풍경은 신산하다. ‘1800만 노동자들과 그 가족, 서민들에게는 일상이 세월호의 선실과 다를 바 없’었다(송경동 시인, 추천사 중). ‘사람장사’가 기승을 부리는 안산의 하청노동자들은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아이들의 부모였다. “직영이세요?”라는 맞선 자리 질문에 모멸감을 곱씹어야 하고, 청춘을 바친 공장을 지키기 위해 고공의 굴뚝에 올라야 하고, 열차에서 일하지만 사고 시 승객을 구조하는 것이 ‘불법’이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저자의 여정을 이어가게 한 것은 곳곳에서 싹 트고 있는 희망들이었다. 부도난 회사를 인수해 노동자 자주관리회사로 전환하고 흑자로 돌아선 시내버스회사, 노조와 병원장이 함께 일궈낸 행복한 공공병원, 성과급을 받는 대신 후배들을 정규직으로 만든 선배 노동자들…. 21세기 한국 노동 현장에서 발견한 희망은 아직 작지만 분명 또렷하다.

세밀한 희망을 발굴해 기록한 행간에는 골목을 뒤지며 분투한 저자의 땀이 뜨겁게 배어 있다. 자동차 부품사, 조선소, 시멘트회사, 의료기기 제조사, 음료 제조사, 연구소, 병원, 증권사, 출판사, 공항, 호텔, 식물원, 패스트푸드점 등, 다종다양한 일터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기꺼이 육성을 들려줬다. 그곳에 정직한 땀의 대가를 찾는 사람들, 거대한 골리앗에 맞서는 용기 있는 사람들, 상처를 보듬고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노동여지도》가 만난 ‘보통의 노동자’들은 고단함을 나누고 힘을 더할 때 비로소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말’이 아닌 ‘삶’이 실증하는 21세기 노동사의 한 장면이다.





다시 현장에서, 노동자의 연대를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노동조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대다수 한국인이 노동자일진데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노조는 어째서 신뢰를 얻지 못하는가?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OECD 최하위권 수준이고 단체협약 적용률은 꼴찌다. 노조가 성과를 내더라도 그것이 극히 일부에게만 돌아간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한국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자기 삶에 가까운 것으로 여기지 못한다. 《노동여지도》의 여정에서도 대공장 정규직 노조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의 목소리가 가감 없이 전해진다.

노동조합 일반을 불신의 대상으로 낙인찍고, 일부의 이익만을 위해 복무하는 집단으로 매도해버리는 것은 과연 타당한가? 《노동여지도》가 현장에서 만난 ‘작은 노조’ 조합원들의 목소리는 이 질문을 다시 무겁게 생각하도록 한다. 더 나은 일터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자긍심, 일터 밖의 사회와도 연대하는 정의로운 삶에 관한 성찰이 그들의 목소리에 배어 있다. 그래서 다시, 현장을 보고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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